슬기로운 전공의 생활 5회 리뷰!
이영이 전한 차가운 듯 따뜻한 위로의 순간. 냉정함 속 숨겨진 포근한 마음!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 5회... 오늘 제가 꼽은 주인공은 이영과 저 꼬마아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늘 아팠던 엄마.
중환자실을 드나들며 죽을 고비를 매번 잘 넘겨온 엄마
코드블루의 주인공이 엄마인걸 알지만 아이는 덤덤히 병실 앞 복도에 서서 가다릴 뿐입니다.
언제나처럼 다 극복할 것이라고 믿었으니까요.
이영은 그런 아이에게 눈길이 갑니다.
겉으로는 담당의가 시켜서 억지로 아이와 함께 있는 것 같죠.
아이에게 덤덤히 엄마가 곧 죽을 거라고 합니다.
아이는 아니라고 하죠.
엄마는 언제나 처럼 일어날 거고 퇴원 할 거라고요.
이영은 단호히 말합니다.
엄마는 죽게 될 거라고요,
그러니 무서워도 엄마 얼굴 많이 보고 하고 싶은 말 다 하라고요.
얼굴은 사진으로 볼 수 있지만 냄새는 금방 잊게되니 엄마 옷을 잘 간직하라고도 합니다.
엄마가 죽는다는 건 가슴에 엄청나게 큰 구멍이 뚫리는 것이기에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 말라고 하죠.
이영은 지금도 가슴에 구멍이 있다면서...아이를 위로합니다.
너만 그런 거 아니야.
너만 엄마 없는 거 아니야
너만 엄마 그리워하며 사는 거 아니야.
엄마를 그리워하던 이영은 잠결에 엄마와 함께이던 아침 풍경...소리를 듣습니다.
아침을 차리는 엄마의 손길은 분주하죠.
자신과 언니를 깨우는 목소리엔 조급함이 묻어납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와 통화를 하면서 아이들이 벌써 이렇게 컸다며 세월의 흐름을 신기해 합니다...
이영은 엄마의 재촉에 가까스로 일어나 방문을 열어요...
그 순간 고요해지죠.
적막합니다.
절망적이죠.
다시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그 아침...엄마의 재촉이 사라진 그날
엄마가 떠난 그 순간...
이영은 아직도 그 시간에 서 있습니다.
이영도 아이도 살 겁니다.
엄마 없이도 살 수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웃으며 살게 되죠.
그러다 문득 문득...
엄마가 해 준 밥이 그리울 겁니다.
친구들이 엄마랑 싸웠다고 투덜거릴 때 진심으로 그 투덜거림에 동조 할 순 없을 겁니다.
엄마랑 같이 보던 코미디 영화를 보다가 왈칵 눈물을 쏟을 수도 있겠죠.
제가 그랬거든요.
친구들이 아빠와 싸웠다고 아빠가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아빠가 남자친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고...
가끔은 그런 불평이 부러웠습니다.
남편과 동시 입장으로 버진로드를 걸을 때...
혼주석에 아버지 대신 작은 아버지가 앉아 있을 때...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됐을 때...
잊고 살던 아버지의 부재를 느꼈습니다.
몇해 전 갑작스럽게 수술을 받게 됐을 때
밤마다 두 아이의 얼굴을 보며
우리 아이들이 부모를 그리워하며 살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엄마' '아빠' 란 단어가 슬픔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요.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아이를 낳아 자신의 가정을 꾸린 뒤
엄마와 아빠가 떠나도 그 빈자리를 채워 줄 든든한 가족이 있을 때...
슬픔을 오롯이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될 그때...
모든 부모들이 원하는 소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드라마와 영화 속 이야기 흐름을 끌어가는 주인공이 있죠.
그런데 전 챕터 마다 주인공이 다 다른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전 누군가는 조연으로 누군가는 단역으로 구분하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슴슴하게 담아보려고 합니다.
우리 모두가 우리 삶의 주인공이듯 조연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의 이야기가 제일 중요한 사람, 주인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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