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랑오리
작가.그림 : 릴리아
출판사 : 킨더랜드
그림책 『파랑 오리』(릴리아 지음, 킨더랜드)는 서로 다른 존재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책은 입양, 치매, 돌봄, 가족의 의미 등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감동을 전합니다
홀로 유유히 수영을 즐기던 오리는 홀로 바위위에 앉아 울고 있는 아기 악어를 만납니다.
우는 모습이 가여워 품에 안고 달래줬더니 스르르 잠이 듭니다.
오리는 엄마 악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언젠가는 오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요...
아기 악어가 오리를 보고 "엄마"라고 부르네요.




그렇게 오리는 엄마가 됐습니다.
뱀에게서 아기를 지킬 때 표정 보세요.
오리 입장에서 뱀은 아주아주 무시무시할테지만
엄마 입장에서 뱀은 내 아기를 위협하는 못된 녀석일 뿐이죠.
깨끗이 씻기고 수영도 가르칩니다.



그렇게 아기 악어는 엄마 품에서 평온하고 행복하게 자랐습니다.


이젠 아기가 엄마보다 큽니다.
몸도 마음도 그리고 돌봄까지요.


기억을 읽어가는 엄마 오리를 돌보는 악어...
이젠 악어가 엄마가 되고 오리가 아기가 됐네요.

마음으로 낳은 아기가
엄마를 품었네요.
나이가 든다는 것...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죠.
그런데 그렇게 자연스러운 일이 조금은 슬픕니다.
갱년기의 시작은
노안이었습니다.
독서야 돋보기를 끼면 된다지만 밥 먹을 때 초점이 안 맞아 불편을 겪을 줄이야...
21층까지 계단을 오르내려도 멀쩡하던 무릎이 비가 오기 전 삐그덕 거릴 줄이야...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저기. 그거라는 말만 뱉으면서 답답하게 될 줄이야...
여든을 앞둔 친정 엄마는
백내장 수술을 알아보고 있고요
비가오나 눈이 오나 햇볕이 쨍쨍하거나 1년 365일 무릎은 물론 허리 어깨 통증에 시달리신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그나마 몸이 낡는 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정신이 낡을 순 없다면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스마트폰 교육을 받으러 다니는 엄마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아버님은 독학으로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십니다.
그동안 배운 일본어를 테스트하기 위해
일본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세요.
어르신들이
이렇게 노력하는 이유는...
치매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본인들이 치매에 걸리면
니들이 얼마나 힘들겠냐며
우리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저도 우리 아이들에게 짐이 되는 부모가 되지 말아야겠단 다짐을 합니다.
아기 악어처럼 파랑 오리 엄마의 노화를
사랑스럽게 받아들여주는 자녀도 있겠죠.
제 주변에도 치매에 걸린 엄마를 물심양면으로 돌보는 이웃이 있습니다.
힘들죠? 라는 말에 빙그레 웃는 그 모습...
말로 다 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겠죠.
힘들지만 어쩔 수 없으니 그저 웃는 걸수 있습니다.
어쩌면...
걸음마를 할 수 있게
말을 할 수 있게
멀쩡한 어른으로 사람으로 살 수 있게 키워준
부모님의 젊은 날을 회상하며
보답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그런데요.
무엇이 됐든 참 대단한 일이죠.
사랑스러운 어마 오리와 엄마 악어의 표정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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