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와 통일을 묻는 십 대에게
글 : 정욱식
그림 : JUNO
출판사 : 서해문집


제가 다녔던 국민학교엔 이승복 어린이 동상이 있었습니다.
지금 아이들은 이승복이 누군가??하겠지만...
저와 비슷한 연배의 어른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그 일화..."공산당이 싫어요" 그 아이 말이죠.
반공 포스터를 그리고 그중 가장 뛰어난 아이를 가려 상을 주는 공식 행사도 매년 있었죠.
포스터 안에 북한은 북괴... 말 그대로 괴물이었습니다.
그러니... 물리치자 공산당이란 말이 너무나도 찰떡으로 따라붙는 표현일 수밖에요.
아이러니한 것은 이토록 싫어하고 저주하면서도 그"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를 만큼
통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전쟁 중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 피난을 왔지만 한평생 그곳에 남은 가족을 그리워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다시 가족을 만나 고향에서 살 수 있는 합법적 방법은 통일뿐이었으니까요.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소련과 미국의 개입으로 갈라졌음에 분개한 사람들도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줄고 있습니다.

70년이 넘도록 왕래를 안 하고 살다 보니 언어도 문화와 삶의 방식까지 너무나도 달라졌죠.
동독과 서독이 통일된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걸 본 세대들은
통일이 된 뒤 겪게 될 상황이 두렵기도 합니다.
그러니 통일을 꼭 해야만 할까? 굳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저 또한 그랬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요...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통일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
우선 이 책은 한반도 평화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시작합니다.


통일이 되면 유럽 횡단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할 수 있어~
군대가 징병제가 아닌 모병제가 될 거야~
이런 말 참 많이 들었죠?
유럽... 기차보다 빠른 비행기 타고 슝 다녀오면 되지 싶고
중3이지만 중2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보면서
군대 다녀오면 사람 되겠지 하는 기대가 있기에 징병제도 괜찮아...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딱 이 페이지를 읽을 때 까진요 ㅎㅎㅎ


책장을 넘기면서
분단이 될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과 세계정세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우리와 북한의 관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북한이 핵무기에 온 힘을 쏟는 이유
우리나라의 국방비와 군사력
미국와 중국 사이 우리가 처한 상황과 외교적 문제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지켜내야 할 평화가 담겨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여행이든, 공부든, 사업이든, 어떤 이유에서든 말이죠.
어떤 나라는 비자 없이 갈 수 있죠?
심지어 유럽연합에 속한 국가들끼리는 같은 나라인 양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죠.
마찮가지에요.
남북한이 꼭 통일이 되지 않더라도
사이좋은 이웃이 되면 우리가 하고 싶은 일 대부분을 할 수 있어요.
저는 통일도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봐요.
...
남북한의 체제 차이와 국력 차이가 엄청나게 큰 상황에서
통일이 가능하기나 할지. 문
화적인 차이가 엄청난데 북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 수 있을지.
통일 국가의 정치와 경제 체제는 무엇으로 해야 할지,
통일 후 한미 동맹은 어떻게 해야 할지. 주변국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돼야 할지...
저는 '과정'으로서 통일을 말하고 싶어요.
과정을 하나씩 이뤄가면서 '
이 정도면 통일해도 되겠구나' 싶을 때 통일하자는 거죠

통일의 사전적 의미는 나누어진 것들을 합쳐서 하나의 조직·체계 아래로 모이게 함
하나의 조직과 체계가 잘 운영되려면 이해를 바탕으로 한 화합이 필요하겠죠.
친구를 사귈 때 만나자마자 친해질 수 있지만
오랜 시간 함께 한 친구만큼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하는 관계는 없잖아요.
함께하며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 좋아하는 노래와 책을 자연스레 알게 되죠.
서운한 일이 생겨도 무슨 사정이 있어서 그랬거니... 이해하려고 합니다.
통일도 이런 과정이 필요하겠죠.

함께 할 수 있는 이해의 시간이요.
적이 아닌 친구가 돼서
남한의 기술과 북한의 자원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그때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북과 남 모두 노력이 필요해요.
핵으로 쌓은 담이 서서히 녹아 없어질 수 있길
서로를 적으로 생각지 말길
그런 언젠가에
우리 아이들이 평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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